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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EPL

[아스널-에버턴 전술분석] 이적생들의 활약에 웃은 아스널

아스널과 에버턴의 EPL 26라운드 경기가 2월 4일 한국시간으로 오전 2시 30분에 아스날의 홈구장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이 경기는 여러모로 이슈가 많았다. 먼저 얼마전 아스널로 이적한 오바메양이 선발출전했고, 과거 도르트문에서 환상의 호흡을 보였던 미키타리안과 오바메양의 재회 그리고 아스널에서 오랜기간 활약한 시오 월콧이 에버턴으로 이적 후 처음으로 아스널과 만나는 경기 였기 때문에 많은 축구팬들에 관심을 집중 시키는 경기였다.

 

이렇게 많은 이목을 집중시킨 경기의 결과는 아스널의 5-1 대승으로 끝이났다. 이날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터트린 램지는 아쉽게도 두 명의 이적생으로 인해 비교적 적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유는 오바메양이 데뷔전 골을 성공했고 미키타리안은 2선에서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주며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경기를 대패한 에버턴의 샘앨러다이스 감독은 "많은 준비를 해왔지만, 선수들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라며 매체와 인터뷰에서 매우 화를 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으론 샘앨러다이스 감독은 많은 준비를 했다기보다 지난시즌 크리스탈 팰리스의 소방수로 부임하였을때, 아스널을 상대로 승리했던 전술을 거의 비슷하게 들고나왔다.

 

양 팀 선발 라인업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홈팀 아스널은 도르트문트에서 이적한 오바메양이 최전방에 배치되었고, 라카제트는 벤치에서 출격준비를 하게되었다. 2선에서는 이워비와 외질 그리고 오바메양과 도르트문트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미키타리안이 출전했다. 먼저 아스널의 2선라인은 선발 라인업에 위치를 무색하리만큼 엄청난 스위칭을 보여주며 에버턴의 중원을 장악했고 수비라인을 괴롭혔다.

 

원정팀 에버턴은 레스터 시티와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던 4백 라인이 아닌 3백 라인으로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빅샘앨러다이스 감독은 위에 언급했듯 크리스탈 팰리스 시절 아스널의 높은 라인을 빠른 공격수를 활용한 뒷 공간 침투를 활용한 전략으로 재미를 보았기 때문에 이 경기에서도 루니와 시구르드손을 벤치에 앉히며 스피드가 빠른 볼리시에와 월콧 그리고 니아쎄를 최전방에 배치하며 아스널의 뒷 공간을 공략한 빠른 역습을 보여주려 했다.

 

# 중원을 장악한 아스널, 에버턴의 역습을 사전에 차단시켰다.

 

경기가 시작되자 마자 에버턴은 강한 전방압박을 하며 아스널을 공략하려했지만 그 시간은 얼마되지 않아 흐름은 금세 아스널로 넘어갔다. 경기의 분위기를 가져온 아스널은 높은 위치부터 에버턴을 공략했고 전체적으로 수비지역으로 내려올 수 밖에 없던 에버턴은 자신들이 노렸던 역습전개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유는 아스널의 2선에 위치한 선수들이 중앙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며 에버턴 중원을 장악했기 때문에 역습에 가장 중요한 월콧과 볼라시에가 낮은 위치까지 내려오면서 볼의 소유권을 찾아 오더라도 아스널의 전방압박에 좀처럼 나가지 못했고, 가끔 전개가 된다 해도 전방에 니아쎄만으로 역습전개가 될 수 없었다.

 

에버턴의 샘앨러다이스 감독은 전반전에 좀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자,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마이클 킨을 톰데이비스와 교체하며 4-4-1-1 형태로 전환하여 경기에 들어왔다. 톰데이비스의 왕성한 활동량으로 중원에서의 연계를 좀더 유기적으로 하기 위한 의도였고 수비시 월콧과 니아쎄가 높은곳에 위치하며 빠른 역습전개가 가능한 형태를 가져올 수 있었다. 경기 후반에는 전반에 대량득점을 성공한 아스널의 집중력이 약간 흐트려진 점을 미루어보아도 에버턴이 중원에서 패스연결이 잘 되면서 점차 점유율을 찾아왔고 역습상황에서도 월콧을 통한 전개가 꾀나 위협적인 장면이 많았다.

 

(좌) 전반전 아스날의 공격형태 (우) 에버턴의 공격전술 변화

 

샘앨러다이스 감독의 톰데이비스 카드와 포메이션 변화를 통한 후반전의 전략은 전반전 보다는 나았다. 하지만 4-0이라는 큰 점수차를 뒤집는 어려웠고 니아쎄와 교체 된 칼버튼 루이스가 만회골을 성공 시켰지만 램지의 해트트릭을 막지 못하며 5-1이라는 대패를 기록 하게 되었다.

 

# 최전방에 오바메양이라는 총알을 장착한 아스널

 

예상과 달리 선발출전하며 많은 사람들에 기대를 받은 오바메양은 적응따윈 필요 없다는듯 경기내내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또한 데뷔전에서 골을 터트리며 아스널 팬들을 웃게 만들기도 했다. 물론 오프사이드 판정에 대한 논란이 있긴 하였으나, 마지막 칩슛은 오바메양의 클라스를 확인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오바메양이 합류하면서 최전방에 무게감이 달라진 아스널이다. 수비시 오바메양 혼자 전방에 남고 외질이 좀더 아래 그리고 2줄 수비를 사용하는 아스널은 공의 소유권을 되찾았을때 역습에 중간 역할을 하는 외질과 최전방에 오바메양이라는 엄청난 속도를 가지고 있는 공격수가 있어 상대팀 수비수들 입장에서는 경기내내 존재만으로 부담을 줄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이날 전반전에 역습상황에서 오바메양을 향한 공간 침투가 들어갔고 그 때 오바메양의 속도는 중간에 삐끗 했음에도 에버턴의 수비수들이 전혀 쫓아가지 못했다.

 

# 마치며..

 

아스널은 얼마전 스완지에게 패배한 충격에서 그나마 빨리 벗어날 수 있었고, 오바메양의 합류로 굉장한 공격옵션을 얻은 아스널이다. 최근 그 동안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는 벵거볼이 다시 보여지고 있고 정말 재밌는 축구를 하는 아스널의 경기는 축구팬으로써 눈이 즐거울 따름이다.

 

에버턴은 이번시즌 좋은선수들을 많이 영입하며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였으나, 시즌내내 잦은 감독교체로 제대로 된 조직력을 시즌중반이 넘는 동안 보여주지 못하고, 아직도 중원 조합에 대한 확실한 형태가 갖춰지지 못했다. 앞으로 남은시즌 보다 중원 조합이나 수비 조직력에 있어 안정감을 찾는게 최우선 과제로 보여지는 에버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