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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EPL

[토트넘-맨유 전술분석]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 토트넘

2월 1일 한국시간으로 새벽5시 토트넘의 홈구장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맨유와의 EPL 25라운드 경기는 11초만에 터진 에릭센의 결승골을 헌납한 맨유가 90분 내내 토트넘에게 경기를 지배당하며 최종스코어 2-0으로 경기를 마쳤다.

 

무리뉴 감독이 부임하고 나서 맨유는 선제 실점시 승률은 14%에 불과했다. ▲27전 4승 7무 16패 이 경기에서 역시 경기시작 11초만에 에릭센에게 골을 허용한 맨유는 경기를 뒤집지 못했고 전반 28분에 터진 필존스의 자책골까지 더해 맨유 선수들의 사기는 하락할 대로 하락한 반면 토트넘의 기세를 하늘을 찔렀고 맨유는 90분 동안 무기력 할 뿐이었다.

 

이 경기가 끝난 후 무리뉴 감독은 인터뷰에서 "15초 정도에 실점한다는건 평범하지 않은 일이다." , "우리는 토트넘을 분석했고 경기 시작후 토트넘이 그렇게 할 것이라는걸 알았다" , "또한 우리는 15초 정도 사이에 총 4번의 실수를 저질렀다" 라고 언급하며 오늘 경기력에 대해 매우 불만족스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경기 양 팀 선발 라인업

 

 

맨유는 아스날에서 이적 후 리그 첫 경기를 갖는 산체스를 왼쪽측면에 배치하고 기존에 왼쪽 측면에서 주로 활약했던 마르시알 오른쪽 측면에 배치했다. 포메이션 또한 4-1-4-1 로 위 사진에 표기했지만 린가드와 산체스의 위치에 따라 4-3-3, 4-4-2 등으로 다양한 변화를 가져갔던 맨유다.

 

홈팀 토트넘은 4-2-3-1 형태의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지만 수비시 케인과 알리가 투 톱 형태를 이루며 4-4-2 포메이션으로 수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왼쪽 측면에는 최근 홈에서 연속 득점기록을 쌓고있던 손흥민이 출전해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아쉽게도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 무리뉴와 포체티노의 비슷했던 포백라인 운영

 

이날 경기에서 무리뉴 감독과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은 밸런스를 중요하시는 부분에서 비슷한 면이 많았다. 먼저 풀백의 움직임에서 볼 수 있었는데, 무리뉴 감독은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는 손흥민을 역습상황에서 막기 위해 발렌시아가 오버래핑을 많이 하지 않았고 반대편에 위치한 영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토트넘 역시 공격상황에서 왼쪽 풀백인 데이비스는 수비적인 역할을 맡았고, 오른쪽에 트리피어의 공격참여도가 높은걸 볼 수 있었는데 그로인해 트리피어와 에슐리영은 경기 초반 서로 부딪히는 상황이 많이 나왔다. 둘의 대결은 전반 28분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린 트리피어가 필존스의 자책골을 유도하면서 트리피어의 승리라고 볼 수 있었으나, 결정적 차이는 90분 내내 팀의 지원을 받은 트리피어와 지원을 받지못한 에슐리영이라고 볼 수 있다.

 

 

트리피어는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패스 횟수를 기록했다.

 

 

# 맨유의 공격전개 방법과 토트넘의 전방압박

 

이날 맨유의 주 공격루트는 루카쿠의 머리를 겨냥한 롱패스를 활용한 세컨볼 노리는 공격전개와 루카쿠의 라인 브레이킹을 통한 공간침투 또는 수비상황에서 산체스를 활용한 역습전개 형태의 공격을 주로 볼 수 있었다. 이 부분에서 최근 무리뉴의 공격전술에 짜임새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날 토트넘의 훌륭한 전방압박으로 인해 맨유가 롱패스를 활용 할 수 밖에 없었다 라고 이야기 할 수는 있다.) 산체스를 활용한 역습전술은 번번히 막혔고 루카쿠에 포스트플레이를 활용한 롱패스 전개가 많았는데 루카쿠가 롱패스를 받아 공을 소유 하였을때 포그바나 다른 2선 자원들이 전진하는 상황에서 맨유가 공의 소유권을 잃게 되면 토트넘은 빠른역습을 통해 공격을 전개했고 이로인해 맨유는 자연스레 최전방과 최후방에 간격이 벌어지면서 포그바와 마티치에 수비부담이 커지게 되었다.

 

자연스레 간격이 벌어진 맨유는 후방에서 빌드업을 하려해도 토트넘에 전방압박은 들어오고 있고 공격진영으로 전진했던 맨유의 2선자원은 토트넘의 전방압박 속도에 비해 공을 받기 위해 내려오는 속도가 많이 부족했다. 한마디로 이야기 하자면 맨유는 기동력에서 토트넘에게 밀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맨유의 공격형태와 토트넘의 전방압박

 

 

소유권을 잃은 상황에서의 맨유 미드필더와 수비라인의 간격

 

 

토트넘의 기동력과 기세에 밀린 맨유의 무리뉴 감독은 후반에 전술변화를 가져간다, 마샬이 본래의 포지션인 왼쪽측면으로 이동하고 산체스가 쳐진 공격수로 이동하면서 린가드가 자연스레 오른쪽 측면으로 빠지게 되었지만 프리롤 역할을 하며(▲린가드는 마타와 63분 교체되었다.) 전체적인 2선에 변화를 가져갔고 후반 이른시간 좋지 못한 움직임을 보인 포그바를 교체 하면서 중원에서의 기동력을 높이려는 모습을 보였다.

 

양 팀 후반 전술변화

 

토트넘 역시 전술적 변화를 가져갔는데 가장 큰 부분은 전반에 왼쪽 측면에서 넓게 자리를 잡고 있던 손흥민을 반대편으로 이동시키며 중앙 지향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도록 했다. 이것은 전반에 좋지못했던 맨유의 중원지역을 숫자적으로 더욱 장악하려는 포체티노의 의도가 보였고, 전반에 오버래핑을 거의 시도하지 않았던 데이비스에게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하도록 하는 포체티노의 맞대응 전략 이었다.

 

데이비스의 전후반 터치맵 비교 (c) whoscored.com

 

# 마치며..

 

전체적으로 토트넘의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지만, 90분 내내 2선과 3선에서 맨유를 압박했기 때문에 승리를 가져 갈 수 있었던 경기였다. 맨유는 중원에서 압도를 당하면서 경기를 내주었고, 후반전 전술변화를 가져간 무리뉴 감독이지만, 포체티노 감독의 맞대응 전략에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배를 했다고 볼 수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날 경기에서 포그바의 활동량이나 경기에 대한 집중력 부분에 대해 굉장히 아쉬웠고, 팀 전체적으로 보았을때도 분위기가 많이 내려간것으로 보였다. 경기 내내 산체스가 동료들에게 전방압박에 대해 요구를 했지만,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경기 승리로 인해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에 한발 다가섯고 이번시즌 강 팀과에 경기에서 계속적으로 좋은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어내는 완벽한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