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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EPL

[리버풀-맨체스터시티 전술분석] 최고의 명경기를 선사한 두 명장

2018년 1월 15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 경기는 리버풀의 홈구장 안필드에서 펼쳐졌다. 리버풀은 최근 5경기 4승 1무로 분위기가 좋았고, 맨체스터 시티는 이번시즌 패배가 무엇인지 자체를 잊은 듯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지난 맨시티 홈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의 5:0 완승이었다.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의 안필드 원정은 저주라도 걸린것처럼 2003년 이후 안필드 원정에선 승리가 없다. 승리가 없는 것 뿐만 아니라, 패배가 확실히 많다. 그 기록은 14전 4무 10패다. 최근 리버풀의 상승세 그리고 살라와 로브렌의 복귀 안필드 원정에 대한 이유로 이 경기를 보는 축구팬들은 리버풀의 승리가 가능할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그 생각이 또 들수밖에 없었던 이유라면, 맨체스터 시티가 11월 부터 주전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으로 경기력이 점점 내려 가기 시작했고 말그대로 꾸역승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축구팬들은 이쯤에서 맨체스터시티가 한번 잡히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으로 이 경기를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고 두 팀은 엄청난 전방압박으로 주도권을 잡으려 했다.

 

클롭감독과 과르디올라감독 (c) 게티이미지 코리아

 

 

# 양팀 선발 라인업

 

홈팀 리버풀은 해리케인과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살라를 기준으로 피르미누,마네로 쓰리톱을 구성했고 쿠티뉴가 이적한 중원은 채임벌린,엠레찬,바이날둠으로 구성했다. 리버풀의 중원 라인업을 보았을때 리버풀은 이날 엄청난 활동량으로 맨체스터 시티를 괴롭히겠다는 굳은 의지가 보였던 라인업이다. 원정팀 맨체스터 시티는 브리스톨 시티전에서 약간에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주전 선수들에게 최대한 휴식을 주었고, 맨체스터 시티 역시 최정예 멤버로 리버풀 원정을 준비했다. 한가지 아쉬웠던거라면 다비드 실바 선수가 개인사정으로 인해 계속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비드 실바 대신 귄도안을 선발 출전 시켰다. 또한 맨체스터 시티는 전반30분에 파비안 델프의 부상으로 교체카드 1장을 사용했고 다닐루가 투입되었다.

 

리버풀-맨시티 선발라인업

 

# 맨체스터 시티를 괴롭힌 클롭의 게겐프레싱

 

"클롭 감독"을 생각했을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게겐프레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르트문트 시절부터 클롭감독은 게겐프레싱으로 바이에른 뮌헨이 독주하던 분데스리가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유럽클럽 대항전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준결승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면서 많은 축구팬들에게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리버풀은 이날 엄청난 게간프레싱(전방압박)을 가하면서 전반부터 후반중반까지 맨체스터 시티의 기초 빌드업을 방해하면서 본인들의 스타일대로 경기를 풀어 나갈수 없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리버풀은 이날 118km를 뛰는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줬고 전방에 마네,피르미누,살라의 수비적인 헌신 또한 빛났던 경기였다.

 

리버풀의 압박형태

 

리버풀은 맨시티의 코어 부분인 페르난지뉴를 괴롭히는데 주력했고 그 역할은 주로 엠레찬이 맡았다. 때에 따라서 게겐프레싱에 특성상 마크맨이 변경되었긴 하였지만 주 마크맨은 엠레찬이었다. 페르난지뉴가 리버풀의 중원에 압박에 시달리자 전반 초반부터 맨체스터 시티는 귄도안 또는 데브라위너가 내려와 빌드업에 숫자싸움에 참여했다 이때 내려온 데브라위너와 귄도안이 빌드업체 참여하면서 원터치 패스로 압박을 풀어나왔을때 위협적인 상황이 나왔지만 리버풀은 그 상황이 최대한 나올수 없도록 전방압박을 강하게 가져갔다.

 

페르난지뉴를 밀착마크하는 엠레찬

 

 

# 전방압방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두가지 방법

 

맨체스터 시티는 강력한 리버풀의 전방압박을 풀기 위해 경기도중 2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첫 번째 방법은 귄도안과 데브라위너가 내려와 빌드업에 참여해주는 방법과 두 번째 방법은 가짜풀백의 활용이다. 맨체스터 시티는 시즌 중 상대방의 전방압박으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주로 이 두가지 방법을 통해 경기를 풀어나갔다, 하지만 리버풀은 데브라위너와 귄도안이 후방 빌드업에 참여할 경우 바이날둠과 채임벌린이 바짝 붙어 전방에서 부터 맨체스터 시티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했다. 그리고 가짜풀백을 활용할 경우 리버풀은 후방에 워커,스톤스,오타멘디는 과감히 버리고 3선에서 공이 연결되는 순간부터 전방압박을 시도하여 맨시티의 빌드업을 막아섰다.

 

다닐루의 가짜 풀백 움직임

 

 

밀착마크 당하는 페르난지뉴와 공을 받으러 내려오는 데브라위너,귄도안

 

# 맨시티와 리버풀이 서로 노렸던 공간

 

위에서 설명했듯 이날 리버풀은 맨체스터 시티의 후방 빌드업에 코어역할을 맡은 페르난지뉴를 막기 위해 엠레찬은 계속 전방에서 페르난지뉴를 괴롭혔고 이로 인해 생긴 빈 공간을 데 브라위너를 활용하여 맨시티는 공략했다. 리버풀은 기본적으로 라인을 높게 서는 맨체스터 시티의 뒷 공간을 스피드가 빠른 마네와 살라가 침투하며 맨시티를 공략했다.

 

 

 

이날 리버풀의 공격에서 또 하나 눈여겨 볼 점은 피르미누의 역할이었다. 피르미누는 리버풀에서 제로톱 역할을 수행하며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맨시티와의 경기에서도 피르미누의 헌신적인 제로톱 역할이 돋보였다. 피르미누는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수비수들의 시선을 계속 분산시키며 마네와 살라가 침투 할 공간을 만들어 주었고, 후방에서 오는 롱패스를 맨시티 센터백들과 항상 경합해주며 세컨볼 찬스를 만드려 노력했다. 피르미누가 리버풀 쓰리톱의 중앙에서 컨트롤타워 같은 역할을 잘 해주었기 때문에 살라와 마네가 더 좋은 득점 기회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피르미누

 

 

 

피르미누 터치맵 (c) whoscored.com

 

 

# 로버트슨이 보여준 투지 안필드 관중을 열광하게 만들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23라운드 경기에서 최고의 장면을 꼽으라면 로버트슨의 전방압박 장면이 아닐까 싶다. 필자는 로버트슨의 이러한 압박을 보면서 리버풀 선수단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볼 수 있었고, 이 경기 포스팅을 한다면 꼭 로버트슨의 이야기를 해야겠다라고도 생각했다. 로버트슨의 엄청난 전방압박은 안필드 홈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엇고 그 경기를 지켜보는 모든 축구팬도 열광하게 만들었다. 또한 지쳐가는 시간대에 로버트슨의 이와 같은 열정은 같은 팀 선수들에게도 엄청난 자극을 주었다.

 

엄청난 열정을 보여준 로버트슨

 

# 끝으로

 

17/18시즌 많은 골을 기록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스털링이 리버풀 홈팬의 야유에 제대로된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고 다비드 실바의 결장도 아쉬웠던 맨체스터 시티였다. 개인적으로 과르디올라 감독의 팬이라, 맨체스터 시티가 무패우승을 하길 바랬지만 리버풀 선수들의 투지를 보고 충분히 승리할만 한 경기라고 생각이 되었다. 이 날 경기승리로 클롭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천적임이 확인이 되었으며 축구팬으로써 18년도 시작과 함께 엄청난 명승부를 볼 수 있어 즐거웠던 경기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