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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EPL

[토트넘-에버턴 경기 전술분석] 월드클래스 손흥민



2018년 1월 14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토트넘과 에버턴의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두었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경기 MOM(Man Of The Match)에 선정되었고, 홈 5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게 됐다. 이는 지난 2004년 저메인 데포(35, 본머스)가 기록한 이후 토트넘 선수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멀티골을 기록한 헤리케인은 살라와의 득점왕 레이스에 불을 붙혔고 총 97골로 토트넘의 역대 최다 득점자인 테디 셰링엄의 기록마저 98골로 갈아 치웠다. 무엇보다 한국팬들은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손흥민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점점 월드클레스로진화하고 있는 손흥민의 모습을 보면서 한국의 축구팬으로써 자랑스럽다.

 

 

(좌)해리케인 (우)테디 셰링엄

 

MOM에 선정된 손흥민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 두 팀의 선발 라인업과 인게임에서의 포메이션

 

 

양 팀은 기본적으로 4-2-3-1 포메이션으로 안내가 되었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양 팀의 포메이션은 차이가 났다. 에버턴의 경우 베식타스에서 이적한 센크 토순이 EPL 데뷔전을 치뤘고 가벼운 부상에서 돌아온 게예가 맥카시와 함께 투 볼란치를 이루었다. 토트넘은 최근 좋은 활약을 펼치는 손흥민 선수가 선발 출전하였고 경기가 시작되자 윙백에 오리에 선수가 높은 위치로 올라가며 변형 된 3-2-4-1 또는 3-3-3-1 과 같은 포메이션으로 바뀌었다.

 

# 토트넘의 오버로드 투 아이솔레이트 (참고http://gun-ace.tistory.com/13?category=801312)

 

필자의 게시글에서 맨체스터 시티 전술분석을 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전술 중 하나인 오버로드 투 아이솔레이트 전술을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도 잘 사용한다고 소개 한 적 이있다. 이 날 포체티노는 윙백으로 출전한 오리에 선수를 이용한 아이솔레이션 전술을 사용했고 토트넘의 첫 번째 득점은 이 전술로 인해 성공 했다. 토트넘은 왼쪽에서 에버튼 선수들을 밀집 시키는데 성공했고 반대편에서 빈 공간으로 파고는 오리에에게 에릭센이 정확하게 패스를 연결하면서 페널티 박스로 침투하는 손흥민이 깔끔하게 득점으로 성공 시켰다. 여기서 손흥민을 칭찬 할 수 있는 부분은 오프더볼 움직임이다. 상대 윙백 마르티나는 오리에를 견제를 하였지만 손흥민에 오프더볼 움직임으로 인해 손흥민을 쫓아갔고 오리에가 좀 더 넓은 공간에서 볼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

 

첫 득점 장면

 

 

손흥민의 오프더볼 움직임

 

 

# 아쉬웠던 에버턴의 2선 조합과 윙백의 전진 

 

에버턴의 2선 라인은 조화롭지 못했다. 루니와 시구르드손은 계속적으로 위치가 겹쳤고, 반대편에 볼라시에는 처음에는 넓게 벌려서 공간을 만드려 노력했지만 공이 자신에게 전달이 잘 되지 않자 계속 중앙으로 들어오는 움직임을 가졌다 오히려 이 움직임으로 인해 토트넘은 중앙에 밀집된 에버턴의 공격전개를 막기 쉬웠고 에버턴은 결국 90분동안 유효슈팅은 3회에 그쳤다. 에버턴의 공격전개시 아쉬웠던 부분은 기본적으로 시구르드손은 중앙지향적인 움직임을 갖는 미드필더고 경기 중반 이후부터 볼라시에도 중앙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을 가졌다 이때, 에버턴의 윙백에 전진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토트넘은 수비시 손흥민과 에릭센 알리가 다 전체적으로 내려와 수비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에버턴의 윙백이 측면에 넓은 공간으로 벌려주었다면 훨씬 많은 찬스가 생겼을 수 있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위) 중앙으로 밀집이 되자 전진하는 마르티나 오픈찬스가 생기진 않았다. (아래) 반대 윙백 존조케니가 전진했지만 반대편의 넓은 공간침투가 없는 에버턴 윙백

 

루니와 시구르드손의 히트맵 플레이 스타일와 역할이 겹친다. (c) whoscored.com

 

# 존재감이 없던 맥카시 그리고 에버턴의 수비라인

 

후반 슈나이덜링과 교체된 맥카시는 이 날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본인이 무엇을 해야되는지 몰랐고, 에버턴의 3선을 게예 혼자 커버하기엔 토트넘의 미드필더와 공격진들이 너무 컨디션이 좋았다. 맥카시는 이날 보다 수비적인 역할을 맡았지만 맥카시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한 토트넘의 다이어와 비교를 해보아도 얼마나 존재감이 없었는지 확인이 가능했다. 앨러다이스 감독도 맥카시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걸 확인하고 후반에 슈나이덜링과 교체를 해주었다. 또한 이 경기를 보며 아쉬웠던 부분은 에버턴의 수비라인이었다. 해리케인의 득점 장면에서 에버턴의 수비라인은 일정하지 못했고 그 사이로 침투한 케인이 쉽게 득점에 성공했다.

 

(좌) 다이어의 패스맵 (우) 맥카시의 패스맵 (c) www.squawka.com

 

에버턴의 아쉬운 수비라인

 

# 끝으로

 

샘 앨러다이스 감독의 롱패스 위주의 역습축구는 토트넘에게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의 두 팀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각 선수에게 부여된 역할에 대한 이해와 선수의 조합인 것 같다. 토트넘 선수들은 이 날 본인의 역할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경기에서 보여주었고 특히 측면에 오리에 선수가 이 경기에 숨은 MVP라 해도 이상하지 않으리 만큼 엄청난 오버래핑과 활동량을 보여주며 토트넘의 측면 공격에 선봉에 섰다. 또한 산체스 선수도 점점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고 있는게 눈에 보이기도 했다. 물론 우리나라의 손흥민 선수는 해설자의 말을 빌리자면, 본인이 하고싶은걸 다했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공식경기 10전 8승 1무 1패로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사우스햄튼전을 시작으로 맨유,리버풀,유벤투스,아스날등 강팀과 차례대로 경기를 갖는다. 이 고비를 토트넘이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