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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술,이론

[이론] 전술의 발전 - 공간론①

※ 먼저 이글은 네이버블로그 (이름난개장수)님의 글을 복사하여 등록하였습니다.

해당 블로그로 이동하시면 정말 좋은글들이 많으니, 가셔서 보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wakano4/)


필자는 본문의 시작을 어떻게 해야할지 굉장히 고민했다. 고전 물리학의 절대 공간과 절대 시간의 개념, 뉴턴의 근대 물리학 운동 법칙과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 현대 물리학의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과 로렌쯔 변환식 그리고 시공간의 개념까지 수리물리학적 공간론을 설명하기 위해 상당한 분량의 글을 작성했다가 이내 지우고 말았다. 왜냐면 복잡하고 어려운 과학적 지식을 이해하기 위해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축구에 대한 지식은 너무나 미미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론적으로 완벽한 논문을 쓰는 것이 아니라 축구팬들의 축구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를 돕는 것이 목적이다. 때문에 이 글에서 나타나는 논리적인 비약이나 축약은 그런 관점에서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독자분들이 공간을 뉴턴처럼 실체 이전에 존재하는 무한하고 균질적인 절대 공간으로 바라보든, 라이프니츠처럼 실체들 사이에 성립하는 상대적인 위치 질서로 바라보든, 혹은 칸트처럼 인간 내면에 인식의 틀로서 존재하는 선험적인 순수 직관의 형식으로 바라보든 공간에 관한 생각은 반드시 공간 자체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기하학적 해석을 통하여 다른 실체와 결부한 문제로 까지 나아간다는 점은 모두 같을 것이다.

 

2012년 유럽 축구계에서는 현대 축구라는 용어만큼이나 공간 축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공간내지 공간론이라는 말은 자주 사용하면서도 공간론의 실체가 무엇인지 아는 팬은 거의 없다. 우리는 공간론을 생각하면서 비어있는 공간의 활용정도의 추상적인 개념으로 치환하여 이해하고는 한다. 이 부분에서 필자 또한 지식의 부족함을 통렬히 실감한다.

 

한국 국가대표팀 축구에는 항상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들이 있다. 개인기의 부족, 골 결정력의 부재, 수비 조직력의 문제 그리고 공간 활용의 미숙함이다. 어느 순간부터 축구를 보면서 "저 팀은 공간을 잘 활용한다."라는 말을 쉽게 하고는 한다. 그 말의 뜻은 무엇인가? 비어있는 공간으로 빠르게 볼을 이동시킨다는 의미인가? 물론 그 정도 수준의 1차원적인 생각에 머무는 것이 옳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할 생각이었다면 애초부터 비어있는 공간에 선수를 배치하지 않은 의도는 무엇인가? 아니 그 이전에 애초에 공간이 비어있다는 것은 선수가 그 공간에 대한 영향력을 갖지 않는다는 의미이고, 달리 말해 그 공간은 활용성이 적어 선수가 의도적으로 점유하지 않았다는 말과 상통하는 것은 아닐까? 또한 비어있는 공간이라는 것은 실제로는 선수가 특정 공간을 점유하면서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파생적이고 수동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 종류의 것은 아닐까?

  

축구가 시작된 이래 시대의 흐름에 따라 각기 다른 전술 철학들이 발생하여 현대 축구에 이르면서 전술 철학이 다양화되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현 시점에서도 퍼거슨, 벵거, 안첼로티, 무링요, 과르디올라같은 뛰어난 감독들이 각자 개성적인 축구 철학을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이론과 전술을 펼쳐내고 있으며 그들의 두뇌싸움은 매 경기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팬들을 환호하게 만든다.

   

이러한 감독들은 선수들의 화합과 기강을 유지하는 전술외적인 지도자 역할은 물론이고, 전술 유용성 증가를 위한 선수 배치, 그리고 그에 따른 조직력을 갖추려는 전술적인 지도자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나 선수의 배치라는 부분은 공간론을 이해하려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선수의 배치는 기본적으로 선수가 자신이 가진 선택지 중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합리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는 가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감독은 최고의 결과를 지향하는 까닭에 선수들의 합리적인 선택을 공리주의의 연장선상에 있는 결과주의를 바탕으로 선수 배치의 효과를 예측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한 예측을 축구의 추상적인 이론이나 통계적인 수치에만 국한해서 생각하려한다면 그 결과의 정확성은 현저히 낮아지게 된다. 때문에 우리는 정립된 이론과 통계 수치를 연결해주는 시각화된 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그러한 시각화된 도구 중 하나가 바로 공간론이라 할 수 있다.

   

축구는 105m x 68m 라는 공간의 제약을 받는다. 아울러 이 공간은 팀 당 11명이라는 매우 제한된 인원의 참가를 요구한다. 이 공간의 제약과 경기 인원의 제약은 공간의 효율적인 분할이라는 논리적인 요구를 도출해 낼 수밖에 없다. 11명의 선수가 105m x 68m 7,140평방미터의 공간을 전부다 점유할 수 없기에 공간의 분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분할된 공간을 바탕으로 지역같은 축구의 기본적인 개념을 정립한다면, 축구 경기에 있어서 공간이라는 것은 전제적 조건이 되는 것이며 그것은 경기 수행의 선택적 요소가 아닌 필수적 요소가 되는 것이다.

 

또한 선수의 공간적 배치를 포지션이라고 한다면 이 공간적 배치는 분명히 공간의 효율적인 분할이라는 요구에 응하는 전술적 목적 하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물론 축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과거에는 선수의 포지션이 공간의 정확한 분할이라는 형태를 띠었고 각각의 포지션의 선수에게는 그 포지션에 맞는 고유의 역할이 부여되었다. 그러나 현대로 올수록 포지션에 따른 역할은 이전보다 훨씬 복잡한 성격을 띤다.

   

특히 이런 경향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역시나 74년 네덜란드의 리누스 미헬스 감독이 선보인 토탈 풋볼의 영향일 것이다. 이것은 포지션에 따른 역할의 명확한 구분이 희미해지고 모든 선수에게 수비와 공격이 동시에 요구된다. 또한 공수 전환의 시점이 볼의 위치에 상관없이, 즉 하프 라인을 기준으로 우리 진영이냐 상대 진영이냐에 상관없이 볼을 소유한 때부터라는 인식의 전환과 함께 이에 따른 공격과 수비의 지역적 한계가 사라지고 공간의 효율적인 활용방식이 도입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전술적으로 공격과 수비 양쪽에 동원하기 위해 다수의 선수를 미드필드에 포진시키고 이들이 수시로 공격과 수비에 가담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토탈 풋볼이라고 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서 포메이션으로 볼 수 없고 선수들의 유기적 조직을 더욱 결속시키고 공고히 하는 운영방식이며, 축구의 경기 운영원리에 대한 근원적이며 본질적인 성찰의 산물이다. 결국 이러한 새로운 운영원리 구상 노력의 일환으로 공격과 수비가 진정한 의미에서 동일한 공간에서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 더 이상 축구 경기에서 특정 공간의 성격은 공격과 수비의 이원론적 사고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선수들의 배치에 의해서 규정된다는 것이다.

 

축구 경기에서 공간의 제약과 인원의 제약으로 선수의 위치가 중요한 문제로 자리하게 된다. 위치 즉 포지션은 공간이라는 개념 하에서 의미를 갖는 것이며, 공간이라는 개념은 소유라는 개념의 존재를 전제한다. 소유(所有)라는 단어를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장소()가 있다()"라는 의미다. 또한 소유라는 개념은 땅이라는 매우 구체적인 공간의 사유재산화를 통해 생겨났다. 어쨌든 우리는 선수의 포지션이란 특정 공간에 대한 소유 혹은 점유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유 혹은 점유의 범위, 달리말해 선수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혹은 행사해야하는 공간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를 정하는 문제가 우리의 관심사가 된다. 실질적으로 영향력의 범위를 정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방법으로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번째 방법은 선수와 선수 사이의 거리를 이용하여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것이다. 인접한 두 선수의 수직이등분선을 그으면 경기장은 수직이등분선들에 의해 여러개의 다각형으로 분할된다. 이때 생겨난 다각형을 보로노이 다각형이라하고 생겨난 그림을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이라 한다.

 

 

첫번째 그림은 선수들의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두번째 그림은 보로노이 다각형을 그린 것이다.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을 그리다보면 인접한 선수들을 연결해 그려지는 삼각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세번째 그림에 표시했다. 이것을 델로네 삼각형이라 한다. 네번째 그림은 보로노이 다각형으로 분할되는 공간의 색깔을 구분해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이 더욱 뚜렷이 드러나도록 한 것이다. 다섯번째 그림은 보로노이 다각형과 델로네 삼각형, 수직이등분선을 연결하여 만든 선을 하나씩 따로 표시한 것이다. 각각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것은 델로네 삼각형이 트라이앵글을 뜻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보로노이 다각형은 특정 선수에게 분할되는 공간의 경계선을 뜻한다. 주황색으로 표시된 공간은 11명의 선수 중 5가 가장 먼저 도달할 수 있는 공간으로 5는 이 공간에 대하여 배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선홍색 선은 우리 선수들에게서 멀리 떨어져있는 점들의 모임이다. 선홍색 선에 해당하는 루트로 상대가 역습을 했을 때 취약하다는 의미다.  

  

두번째 방법은 선수를 기준으로 일정한 거리에 해당하는 공간을 선수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간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여기엔 감독의 자의적인 해석이 들어가는데 예를 들어 일괄적으로 5m를 배정하거나 선수가 2초안에 뛰어갈 수 있는 거리를 배정하는 것이다.

 

 

첫번째 그림은 선수들의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두번째 그림은 보로노이 다각형을 그린 것이다.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을 그리다보면 인접한 선수들을 연결해 그려지는 삼각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세번째 그림에 표시했다. 이것을 델로네 삼각형이라 한다. 네번째 그림은 보로노이 다각형으로 분할되는 공간의 색깔을 구분해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이 더욱 뚜렷이 드러나도록 한 것이다. 다섯번째 그림은 보로노이 다각형과 델로네 삼각형, 수직이등분선을 연결하여 만든 선을 하나씩 따로 표시한 것이다. 각각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것은 델로네 삼각형이 트라이앵글을 뜻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보로노이 다각형은 특정 선수에게 분할되는 공간의 경계선을 뜻한다. 주황색으로 표시된 공간은 11명의 선수 중 5가 가장 먼저 도달할 수 있는 공간으로 5는 이 공간에 대하여 배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선홍색 선은 우리 선수들에게서 멀리 떨어져있는 점들의 모임이다. 선홍색 선에 해당하는 루트로 상대가 역습을 했을 때 취약하다는 의미다.  

  

두번째 방법은 선수를 기준으로 일정한 거리에 해당하는 공간을 선수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간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여기엔 감독의 자의적인 해석이 들어가는데 예를 들어 일괄적으로 5m를 배정하거나 선수가 2초안에 뛰어갈 수 있는 거리를 배정하는 것이다.

 

 

첫번째 그림은 선수들의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두번째 그림은 보로노이 다각형을 그린 것이다.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을 그리다보면 인접한 선수들을 연결해 그려지는 삼각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세번째 그림에 표시했다. 이것을 델로네 삼각형이라 한다. 네번째 그림은 보로노이 다각형으로 분할되는 공간의 색깔을 구분해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이 더욱 뚜렷이 드러나도록 한 것이다. 다섯번째 그림은 보로노이 다각형과 델로네 삼각형, 수직이등분선을 연결하여 만든 선을 하나씩 따로 표시한 것이다. 각각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것은 델로네 삼각형이 트라이앵글을 뜻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보로노이 다각형은 특정 선수에게 분할되는 공간의 경계선을 뜻한다. 주황색으로 표시된 공간은 11명의 선수 중 5가 가장 먼저 도달할 수 있는 공간으로 5는 이 공간에 대하여 배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선홍색 선은 우리 선수들에게서 멀리 떨어져있는 점들의 모임이다. 선홍색 선에 해당하는 루트로 상대가 역습을 했을 때 취약하다는 의미다.  

  

두번째 방법은 선수를 기준으로 일정한 거리에 해당하는 공간을 선수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간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여기엔 감독의 자의적인 해석이 들어가는데 예를 들어 일괄적으로 5m를 배정하거나 선수가 2초안에 뛰어갈 수 있는 거리를 배정하는 것이다.

 

 

2000년대 중반 유벤투스를 지도했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주로 사용한 공간 활용 방식은 카펠로식 4-4-2 포메이션의 전형적인 방식이다. 카펠로는 몸싸움과 헤딩 능력을 갖춘 트레제게를 두번째 그림에서 표시한 공간에서 상대 수비들과 경쟁시킨다. 결과적으로 득점에 활용하길 원하는 공간은 주황색이지만 그곳으로 정교한 크로스를 올리기 위하여 필요한 공간은 부족한 상태다. 때문에 드리블을 통해 상대의 측면 수비를 안쪽으로 허무는데 능한 카모라네시를 이용하여 측면에 노란색 공간을 만든다. 제비나는 비어있는 공간으로 오버래핑하여 크로스를 올린다.

 

 

2000년대 중반 바르셀로나를 지도했던 프랑크 레이카르트 감독이 주로 사용한 공간 활용은 패스를 통해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방식이었다. 카펠로의 공간 활용과의 차이점에 주목하자. 카펠로의 공간 활용은 분홍색 공간에 양질의 크로스를 공급하기 위함으로 처음부터 활용하고자 하는 공간이 정해져있다. 반면 바르셀로나의 경우 비어져있는 측면 공간을 활용하여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식이다. 다시말해 유벤투스는 상대의 측면 수비를 안쪽으로 무너뜨려서 바깥쪽에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바르셀로나는 상대의 측면 수비를 바깥으로 유인하여 안쪽에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레이카르트의 공간 활용 방식에서는 이니에스타와 호나우딩요의 기술적인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밀집된 공간에서도 힘을 발휘하는 트레제게와 비어있는 공간으로 순식간에 파고들어 마무리하는데 능한 에투의 차이점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감독은 공간론적 사고를 통해 공간의 성격에 대한 이해를 갖게 된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감독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선수가 어떤 공간을 어떻게 활용해야할까?"라는 구체적인 선택의 기로에 직면한다. 그 선택은 해당하는 선수의 역할과 움직임, 그에 따라 요구되는 능력을 규명해준다. 위에서 보았듯이 울리에 감독에게는 빠른 주력과 뛰어난 결정력을 가진 오웬과 롱패스가 정확한 제라드가 필요하고 카펠로 감독에게는 몸싸움과 헤딩 능력을 가진 트레제게와 드리블에 능한 카모라네시 그리고 오버래핑과 정교한 크로스를 할 수 있는 제비나가 필요하며 레이카르트 감독에게는 기술적인 선수들과 만들어진 공간으로 빠르게 침투하여 골을 결정짓는 에투가 필요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감독의 공간 활용 방식과 선수들의 움직임,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의 역학관계를 일의적으로 연결하는데 있어서 포메이션과 선수 배치는 역시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밀란을 지도하는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이 04/05시즌 작성했던 3미들에 관한 논문을 살펴보도록하자. 우리의 목적은 진형에 따른 선수들의 움직임과 필요한 능력에 대한 알레그리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이지 결코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님을 유의하기 바란다. (참고로 http://www.settoretecnico.figc.it/documenti.aspx에 가면 이탈리아 선수 출신 지도자들의 논문을 언제든지 PDF 파일로 다운받아 볼 수 있다. 4-4-2, 4-3-3, 4-2-3-1 포메이션 분석부터 클럽별 훈련법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알레그리는 처음에는 4-4-2 포메이션을 고려했으나 선수들의 부상으로 4-3-3 포메이션을 시즌 초반 8경기 사용하다가 전술적인 문제때문에 중앙 미드필더들의 배치를 달리하여 4-2-3-1 포메이션에 가까운 포메이션을 사용했음을 밝힌다. 먼저 역삼각형 배치에서는 백포 앞에있는 4가 가장 중요하다. 4는 수비 상황에서 양 옆에 있는 8, 10을 지휘해야 하며 7, 9, 11 까지 통제해야한다. 알레그리는 3가지 상황을 제시한다.

1) 두번째 그림처럼 상대팀이 빌드 업을 시작한 경우 -> 측면 포워드 7과 11, 미드필더 8과 10은 전진하여 상대 선수와의 거리를 좁히고 센터 포워드 9는 볼 홀더를 압박해야 한다. 4는 상대팀의 움직임에 따라 7, 8, 9, 10, 11에게 가장 적합한 위치 선정을 시시각각 지시해야 한다.

2) 세번째 그림처럼 포워드 3명의 수비 가담이 늦었고, 상대팀이 측면에서 밀고 들어올 경우 -> 전체적으로 3미들과 백포는 서두르지 않으면서 상대방 전진 속도를 늦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8은 A를 막으러 가고, 4는 8의 자리, 10은 4의 자리로 옮겨가 중앙을 두텁게 유지한다.

3) 네번째 그림처럼 상대팀이 센터로 공격하고 우리팀은 6명으로 수비해야 할 경우 -> 4가 전진해 A의 공간을 제한하여 속도를 늦춘다. 8은 4의 자리를 메꾸고 백포는 좌우 간격을 좁힌다.

그럼으로 4는 다음과 같은 능력이 있어야 한다. 

- 팀 전체를 조율할 수 있는 좋은 테크닉.
- 탁월한 위치선정 감각, 동료들과 짧은 거리 유지, 항상 상대팀으로부터 마크당하지 않는 위치 유지.
-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시 정확한 롱볼 배급. 특히 중요한 건 팀이 우리 진영에서 강한 압박을 받고 있을 때 상대팀의 약한 공간을 재빨리 파악해야 함.

또한 4는 다섯번째 그림과 같이 적절한 위치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팀이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 백포를 커버하면서 상대 선수가 대각선 방향으로 우리 수비진 사이를 공략하는 걸 방지해야 한다. 결국 4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탁월한 전술 이해도다. 경기 중에 전진해 공격 지역까지 가담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센터 지역을 항상 점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팀은 가장 중요한 지역을 보호받으며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다.

4와 달리 8과 10은 좋은 활동량을 보유해야 한다. 특히 공세시 센터 포워드 하나와 측면 포워드 둘 뿐이므로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지역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 대신 공격시 확실한 마무리 작업이 필요하다. 박스 밖에서 중거리 슛을 쏘거나, 팀 동료와 연계작업을 통해 상대 지역에서의 마무리를 확실히 하고 돌아와야 한다.

10은 다음과 같은 능력이 있어야 한다.
- 드리블을 통해 수적 우세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함.
- 완벽한 킬패스 능력.
- 좋은 중거리슛 보유.
- 공격 지역에 자리 잡은 세 명 포워드와 종적인 움직임으로 연계해 공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8은 다음과 같은 능력이 있어야 한다.
- 전술 이해도.
- 미드필드 지역에 많이 가담해야 함
- 팀이 볼을 뺏기고 수세 상황이 되면 열정적으로 뛰어다녀야 함.
- 센터에 자리한 4를 도와 팀에 밸런스를 더하고, 볼탈취에 적극적으로 나섬.

8은 10에 비해 기술적으로 투박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10과 마찬가지로 중거리슛을 통해 공격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8은 좋은 헤딩 능력과 강한 피지컬을 보유해야 한다.

 

 

알레그리의 생각에 대하여 몇몇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독자분들 나름대로 질문을 해보고 스스로 답을 찾도록 해보자. 필자가 의문을 갖은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알레그리는 첫번째 그림처럼 상대가 상대 지역에서 볼을 가지고 있을 때 4가 상대팀의 움직임에 따라 7, 8, 9, 10, 11에게 가장 적합한 위치 선정을 시시각각 지시해야 한다고 했다. 왜 4일까? 8이 될 수도 있고, 11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이것은 간단하게도 두번째 그림처럼 상대 포제션 유닛의 움직임과 압박을 수행하는 우리 선수들을 모두 시야 내에 두면서 적절히 압박에 가담할 수 있는 선수가 4이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4가 세번째 그림처럼 적절한 위치를 유지하여 상대 선수가 대각선 방향으로 우리 수비진 사이를 공략하는 걸 방지해야 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필자는 그 의미를 압박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는 패스 옵션의 제공이라고 결론지었다. 네번째 그림처럼 A는 3으로 향하는 방향을 가로막고 6을 압박해도 6은 간단히 4를 이용하여 3에게 볼을 전달할 수 있다. 또한 수비 상황에서도 이러한 적절한 위치를 유지한다면 다섯번째 그림처럼 3과 6 사이의 공간, 5와 6 사이의 공간, 2와 5 사이의 공간을 통해 돌파 당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알레그리는 공격 상황시 역삼각형 배치가 가지는 특징 또한 예시를 통해 설명한다.

 

 

세명의 미드필더를 역삼각형으로 배치하면 다양한 공격 옵션을 보유하게 된다. 특히 볼탈취를 한 이후 공격을 전개하고자 할 때 센터와 측면에 각각 둘 이상의 패싱 루트를 확보할 공산이 크다. 알레그리는 특이하게 센터 포워드를 거쳐가는 공격 방법만 예시를 들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모든 공격 방법에서 2, 3, 5, 6에 해당하는 백포와 4가 공격에 참여하지 않고 뒤에서 머무르며 대기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볼 위치보다 앞으로 전진하면 안되며 상대팀 역습에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풀백은 우리 진영에서 빌드 업을 시작할 때만 공격전개에 가담했으며, 오버랩은 거의 시도하지 않는다.

 

알레그리는 이 시스템을 사용했을 때 팀의 공격작업 전개가 매끄럽지 않았다고 밝힌다.(4-3-3 포메이션임을 생각하면 이상한 결과에 도달한 것이지만 당시 알레그리의 팀은 4부 리그 클럽이었음을 감안하자.) 축구에서 항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 미드필드 구역에서 팀이 밸런스를 찾는데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8, 10 선수들이 공격 전개시 단순히 자기 영역을 점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연하게 공격에 가담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즉, 8, 10 선수들이 둘 다 위치를 고수하면서 포워드들이 고립되거나, 두 선수가 모두 전진하면서 미드필드 구역을 비어두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독자분들은 의문을 가져야만 한다. 풀백의 오버래핑은 현대 축구에서 자연스러운 공격 방법이다. 그러나 알레그리는 우리 팀이 빌드 업을 시작할 때에만 풀백이 공격 전개에 가담하고, 그 이외에는 오버래핑은 거의 시도하지 않는 소극적인 역할만을 부여했다. 무슨 까닭일까? 그것은 이탈리아 출신 감독들이나 세리에 A를 거쳐간 감독들이 상당히 중시하는 밸런스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알레그리의 논문에서 4-3-3 포메이션은 첫번째 그림처럼 적극적으로 전진하거나 슈팅을 가져가는 5명과 항상 역습에 대비하면서 볼 홀더보다 높은 위치로 전진하지 않는 5명으로 분리된다. 이것은 센터 공간을 투텁게 유지하면서 측면 공간에 수비수를 하나씩 배치하려면 총 5명의 수비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번째 그림같이 5명의 선수가 역습을 대비해야만 공수 밸런스가 유지된다는 것인데, 여기서 측면 수비는 세번째 그림처럼 굳이 풀백일 필요는 없다. 이러한 공수 밸런스를 중시하는 감독들, 특히 알레그리나 만치니, 무링요 감독의 전술에서는 측면 풀백의 오버래핑 상황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 밸런스를 유지해주는 미드필더의 존재를 볼 수 있다. 이렇게 밸런스를 중시하는 감독들의 경기에서는 볼 홀더 위에 몇명의 선수가 배치되는지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감독의 의중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알레그리는 4-3-3 포메이션을 사용했을 때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않은 문제를 때문에 세명의 미드필더를 역삼각형 배치에서 정삼각형 배치로 바꿔 4-2-3-1에 가까운 포메이션을 활용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이런식으로 4-3-3 포메이션에서 미드필더 배치를 바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던 감독을 이미 알고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러한 변형에 따른 공간론적 문제 대하여 "네덜란드에는 마크 오베르마스, 부데베인 젠덴, 로날드 데부르와 같이 수비면에서도 크게 공헌할 수 있는 측면 공격수들이 있었고, 따라서 4-2-3-1 포메이션과 같은 형태를 취하는 것이 가능했다. 미드필더 3명을 정삼각형 모양으로 포진시키는 4-3-3 포메이션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가 측면 공격수의 위치조정 및 수비가담을 통해 해결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알레그리는 3미들의 역삼각형 배치에 비해 정삼각형 배치가 다소 수비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언급한다. 4, 8이 수비라인 앞에서 백포를 보호해주기 때문에 후방이 더욱 안정되고 밸런스가 유지된다. 당연하게도 정삼각형 배치에서 미드필더들에게 요구되는 특성은 역삼각형 배치와는 전혀 다르다.

이런 배치에서는 수비진 앞에 위치한 4, 8이 팀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핵심이다. 항상 센터 지역을 장악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이 둘은 공격시나 수비시 볼의 위치보다 앞으로 전진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4, 8 둘 중 하나는 상대적으로 레지스타와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빌드 업을 할 때 수비진 앞에서 패스의 시발점이 되야 한다. 다른 선수는 뛰어난 활동량, 주력, 헤더 등을 갖추어야 한다. 즉 , 4, 8은 팀이 수비중일 때는 수비라인을 보호하고 팀에 밸런스를 유지하며, 빌드 업을 할 때는 10과 7, 9, 11을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정삼각형 배치는 미드필더를 이용한 공격 전개에서 역삼각형 배치에 비해 옵션이 적으며, 이에 따라 양쪽 풀백 중 하나가 공격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역으로 말해 오버래핑을 이용한 공격에는 훨씬 효과적인 형태가 될 수 있다. 공격 작업을 시작하기 위해 측면 공격수가 수비진 근처까지 내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비진은 앞선의 보호를 받으며 전진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첫번째 그림은 정삼각형 배치를 뜻한다. 알레그리는 수비 상황에서 2가지 예시를 든다. 두번째 그림을 설명하면 7은 상대팀 A에게 볼을 빼앗겼다. 수비하는 6명의 목표는 허둥대지 않고 상대의 템포를 늦추며 A가 전진해 들어올 공간을 줄이는 데 있다. 4는 A를 막으러 가고, 8이 이 자리를 커버하며, 10이 좌측후방으로 들어온다. 이 때 4는 무리하게 A에게서 볼을 뺏으려 하지말고 7이 합류해 2:1 상황을 만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경우 2는 A을 막기 위해 전진하면 안된다. 2가 신경써야 하는 건 B이기 때문이다.

세번째 그림은 두번째 그림과 유사한 상황이지만 조금 다르다. 여기서는 B가 중앙으로 파고들고 있다. 이 경우는 2가 전진해 상대팀 A의 템포를 늦추고 4가 여기에 가담해 2:1 상황을 만들며, 8은 좌측에서 중앙으로 내려와 수비진 앞을 보호해야 한다.

네번째 그림부터는 공격 상황인데 역삼각형 배치에서의 공격 상황과 비교해서 보길 바란다. 공격 옵션이 적다는 점과 풀백의 오버래핑이 활용된다는 점이 눈에 띤다.

트레콰르티스타라 할 수 있는 10은 다음과 같은 능력이 있어야 한다.

- 공격 작업 시에도 팀의 취약 지역을 파악하고 있다가 수세로 전환되면 4, 8를 도와주어야 하며, 필요할 때는 수비진에도 가담해야 한다.
- 상대 팀 미드필더 라인과 수비수 라인 사이 공간에서 움직여야 한다.
- 수적 우위를 창출하기 위해 좋은 테크닉과 드리블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 종적인 움직임으로 공격을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한다.
- 좋은 슈팅 능력을 가져야 한다.
- 최적의 타이밍에 동료에게 패스를 보내야 한다.

 

 

4-3-3 포메이션에서 세 명의 미드필더의 배치를 역삼각형에서 정삼각형으로 바꿨을 경우 측면 포워드들의 위치가 내려오게 되는 까닭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보도록 하자. 일단 수비적인 측면에서 아래 공간을 4가 받쳐주는 형태에서는 첫번째 그림처럼 8과 10은 적극적으로 압박과 측면 수비를 실행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 공간을 커버해주는 선수가 없는 배치에서는 4, 8의 압박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결국 구조적으로 측면 압박이 헐거워진다는 의미이기에 두번째 그림처럼 측면 포워드 7, 11이 아래로 내려와서 압박에 가담해야한다. 공격적인 측면에서도 세번째 그림처럼 전형적인 레지스타가 존재하는 역삼각형 배치와는 달리, 정삼각형 배치에서는 네번째 그림처럼 전형적인 레지스타가 없음으로 측면 포워드들이 내려와서 함께 올라가는 형태로 공격 작업이 시작되는 경우가 잦아진다. 결과적으로 3 미들을 정삼각형으로 배치하면 4-2-3-1 포메이션에 가까운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

 

알레그리의 생각을 정리하면 4-3-3 포메이션은 두번째 그림과 같은 메커니즘을 갖게되며, 4-2-3-1 포메이션은 네번째나 다섯번째 그림과 같은 메커니즘을 갖게된다.

4-3-3 포메이션에서는 4는 위치 선정 능력, 롱 볼 배급 능력, 공간 이해력, 팀 전체를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10 (or 8)은 많은 활동량, 드리블 기술, 킬 패스 능력, 중거리 슈팅 능력이 있어야 한다. 8 (or 10)은 많은 활동량, 전술 이해력, 수비 능력, 강한 피지컬, 중거리 슈팅 능력이 있어야 한다.

4-2-3-1 포메이션에서는 10은 공간 활용 능력, 좋은 테크닉, 드리블 기술, 좋은 슈팅 능력, 패스 능력이 있어야 한다. 8 (or 4)은 롱 볼 배급 능력, 수비 능력이 있어야 한다. 4 (or  8)는 뛰어난 활동량, 수비 능력, 강한 피지컬, 헤딩 능력이 있어야 한다.

 

조금만 더 범위를 넓혀보자. 단지 중앙 미드필더들의 배치만 바꿨을 뿐이지만 이것은 단지 중앙 미드필더들에게 요구되는 움직임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4-3-3 포메이션에서는 측면 포워드들이 상대 수비를 더욱 강하게 압박해줘야 한다. 또한 풀백들은 조금 더 전진된 상태에서 수비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센터 포워드는 공격시 롱 볼을 받을 확률보다 짧은 그라운드 패스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민첩성과 세밀한 테크닉이 요구된다.

반면 4-2-3-1 포메이션에서는 측면 포워드들이 더 많이 아래로 내려와서 압박에 가담해야 한다. 풀백 중 한 명은 낮은 위치에서 수비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센터 포워드는 공격시 롱 볼을 받아 다른 선수들이 올라올 때까지 키핑을 해야하는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 풀백 중 한 명은 자주 오버래핑을 수행해야 한다. 중앙 미드필더들을 다르게 배치하는 것이 피치 위의 모든 선수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부분의 변화는 결국 전체의 변화를 이끈다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