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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챔피언스 리그

[맨유-세비야 전술분석] 무리뉴의 아쉬웠던 펠라이니 카드

맥토미니

 

주말 리버풀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가져가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맨유는 한국시간으로 3월 14일 새벽 4시 45분 자신들의 홈구장인 올드트래포드에서 세비야와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경기를 가졌다. 유럽 대항전 특히 유로파에서 잔뼈가 굵은 세비야의 올드트래포드 첫 방문인 경기이기도 했다.

 

양 팀의 16강 1차전은 세비야의 홈에서 0-0 무승부로 끝이났다. 맨유로썬 자신들의 홈 올드트래포드에서 승리를 하며 8강에 올라가는 시나리오를 생각했지만 2차전 결과는 2-1 패배 경기 후반 투입된 벤예데르에게 멀티골을 헌납하면서 루카쿠에 만회골에도 불구하고 맨유는 자신들의 홈에서 16강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양 팀 선발 라인업

지난 주말 리버풀과의 대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맨유의 선발 라인업은 두 자리가 바뀌었다. 마타 대신 린가드가, 맥토미니 대신 펠라이니가 들어가며 세비야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선발 명단에 올라갔다. 이 날 맨유의 포메이션 소개에서는 4-2-3-1 형태로 소개 되었지만 실제로는 마티치가 혼자 4백 라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았고 펠라이니는 2선까지 올라갔다. 무리뉴 감독은 홈 경기인 만큼 공격적인 진영을 짠 것도 있지만, 불과 며칠전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도 주전들을 내보내며 체력적 부담이 있을 수 있던 맨유는 펠라이니의 피지컬을 활용하여 빠른 선취골을 넣어 경기를 이끄려는 생각도 있었다고 생각 된다. (맨유는 경기초반 강력한 전방압박을 활용해 최대한 빠른 시간에 골을 넣으려 했다.)

 

하지만 무리뉴의 펠라이니 카드는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펠라이니와 루카쿠의 피지컬을 활용해 힘과 높이로 세비야를 밀어 붙히려 했지만, 세비야의 센터백 역시 렁글레(186cm)와 키예르(190cm) 은존지(190cm)로 웬만해선 피지컬 측면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 조합이었다.

 

거기에 펠라이니는 올 시즌 선발로 고작 3경기만을 뛰었고 무릎 부상으로 인해 몸 상태까지 좋지 않았다. 주말에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교체 투입 된 펠라이니는 40여일 만에 출전 하였는데 당시 무리뉴 감독은 펠라이니에게 몇분이나 뛸 수 있을거 같냐고 펠라이니에게 물었을때 펠라이니는 "15~30분 정도 가능하다" 라고 이야기 했을 정도로 완벽한 컨디션이 아닌 선수를 무리뉴 감독은 세비야와의 16강 2차전에서 선발로 출전 시킨 것이다. (보통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는 교체 투입을 통해 실전감각을 올린다)

 

여기서 여러 축구팬들은 왜 맥토미니가 아닌 펠라이니를 투입했는지에 대해 의문점을 갖는다. 맥토미니는 리버풀전에서도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맥토미니가 출전한 경기에서 맨유는 5경기 4승 1무로 성적도 좋았다. 앞서 언급했듯 체력적 부담을 느낄수 있는 맨유가 경기 초반 득점 후 경기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펠라이니를 선발로 투입 했다고는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지 못했다. 만약 맥토미니가 선발 출전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맨유 팬들로써는 아쉬웠을 경기였다.

 

# 실패로 끝난 펠라이니-루카쿠 피지컬 조합 

 

맨유의 공격형태

 

맨유는 지난 리버풀전에서 의도적으로 루카쿠가 로브렌을 상대하게 했다. 이유는 반다이크 보다 로브렌을 공략하는게 루카쿠에겐 더욱 쉬웠고 측면에 아놀드 역시 공격적 능력은 뛰어나지만 수비적으로는 아직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맨유의 이러한 전략은 리버풀전 확실히 통하면서 래쉬포드가 2골을 득점했다. 이 날 경기에서도 루카쿠에게 공중볼 경합을 붙혔고 루카쿠가 공중볼을 따내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 공격전개를 풀어 나가려 했다. 거기에 펠리이니에 피지컬까지 더해 힘과 높이로 세비야를 공략하려 했다.

 

래쉬포드 역시 리버풀전과 달리 오른쪽으로 이동했는데 그 이유 역시 래쉬포드의 빠른 발을 활용한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펠라이니와 루카쿠의 머리로 득점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보인다. 동시에 래쉬포드를 오른쪽 높은 위치까지 올리며 발렌시아에 공격 참여를 낮춰 수비를 강화하려는 의도도 있었던 무리뉴 감독이다.

 

루카쿠와 펠라이니

 

# 맨유의 빈 공간을 공략한 세비야의 공격

 

 

세비야는 1차전에서 2선에 위치한 측면 윙어들이 넓게 퍼져 움직였다면 2차전에선 좁혀서 공격을 전개했다. 그 이유는 혼자 4백 라인을 보호하는 마티치에 양 옆 빈 공간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맨유는 수비시에도 4-1-4-1 형태를 가져갔는데 이때 마티치가 혼자 커버해야하는 수비 범위가 굉장히 넓었고 세비야의 2선 자원은 그 공간에 적재적소에 위치하며 많은 찬스를 만들어 냈다.

 

 

후반에 터진 벤 예데르에 선제골도 해당 지점에서 연결된 패스를 받아 득점에 성공 시켰다. 문제는 맨유가 보다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 나가긴 했지만 몸상태가 완전치 않았던 펠라이니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갔을때 수비로 전환하는 속도가 매우 좋지 못했다는 점이다. 마티치가 세비야의 2선 자원중 한명을 막으려 했을때 나오는 빈 공간을 린가드나 펠라이니가 재빨리 커버해주지 못했기 때문에 세비야의 공격은 위협적이었고 맨유는 2013년 레알 마드리전 이후 올드트래포드에서 최다 슈팅을 허용하고 말았다. 위에서 언급했듯 이 날 리버풀전에서와 같이 맥토미니와 마티치 조합이었더라면 마티치에 수비부담이 훨씬 줄어듬과 동시에 중원 싸움에서도 우위를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 중원을 장악했던 세비야의 은존지-바네가

 

세비야의 승리에 1등 공신은 물론 후반전 교체 투입되어 2골을 기록한 벤 데예르지만 실질적으로 세비야가 8강에 올라갈 수 있는데 엄청난 기여를 한 선수는 이 날 세비야의 중원을 책임졌던 은존지와 바네가다. 두 중앙 미드필더는 엄청난 활동량으로 중원을 책임지며 맨유의 미드필더들과 싸움에서 지지 않았다.

 

특히 은존지는 양 팀 선수중 가장 많은 패스를(94회) 시도했고(바네가는 92회를 기록했다.) 맨유가 노렸던 피지컬을 활용한 공중볼 장악에서도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두며 세비야가 맨유를 막는데 핵심 역할을 해주었다. ▲은존지 공중볼 경합승리 (7회) 루카쿠(4회), 펠라이니(5회) 

 

# 마치며..

 

분명 무리뉴 감독의 의도는 분명해 보이는 경기였다. 항상 상황에 따른 변화무쌍한 전술을 보여주는 무리뉴 감독이 대단하고 존경하지만 리버풀전에서 보여준 선발 라인업으로 다시 한 번 나왔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하지만 점차 산체스와 루카쿠에 호흡이 나아지며 좋은 장면도 많이 나오고 있는 맨유가 다음 시즌에는 지금보다 더욱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줄거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