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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챔피언스 리그

[유벤투스-토트넘 전술분석] 토트넘의 저력을 확인한 경기

2월 14일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 45분에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이 유벤투스 홈구장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한국팬들은 손흥민의 선발출전 여부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나,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전 인터뷰에서 .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롭게 플레이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좋은 아이디어을 갖고 있어야 한다” 라고 이야기 하며 라멜라의 선발을 암시하기도 했다.

 

많은 언론에선 포체티노 감독에게 손흥민이 아닌 라멜라의 선발출전에 대한 이유를 묻자 포체티노 감독은 라멜라의 AS로마 시절 유벤투스의 단단한 수비를 경험한 부분 그리고 2선에서 기동력보다 창의성을 중요시한 선택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날 라멜라 플레이에서는 창의성을 찾아볼 수 없었고 유벤투스의 강력한 수비진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필자 역시 오히려 최근 오프더볼 움직임과 동료간에 연계 플레이가 좋아진 손흥민이 선발출전 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되지만 결과적으로 유벤투스의 홈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는 좋은 결과를 냈기 때문에 앞으로 토트넘 홈에서 펼쳐질 16강 2차전 경기에서 포체티노 감독에 선택이 어떨지 기대된다.

 

(좌) 선발 라인업 (우) 인게임 포지션

 

양 팀 모두 4-2-3-1 포메이션으로 소개 되었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위 그림과 같이 형태의 변화가 있었다. 유벤투스의 경우 4-4-2에 가까운 포메이션으로 변하면서 만주키치와 산드로가 위치한 왼쪽측면에서 주로 공격을 전개했고 수비에서 역습으로 전환시 코스타와 이과인의 뒷공간 침투를 활용한 롱패스가 주된 공격루트였다.

 

토트넘의 경우 얼마전 맨유와의 경기에서 보여주었던 포메이션과 거의 같았다. 바뀐 부분이라고 한다면 라멜라 위치에 손흥민이 있었고 오리에 위치에 트리피어가 있었다는 정도이다. 먼저 전반 초반 맨유와의 경기때 처럼 데이비스는 오버래핑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 밸런스를 중요시 했고 오른쪽에 오리에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는 형태로 경기를 시작했지만 경기시작 후 10분만에 이과인에게 세트피스 1골 페널트킥 1골을 실점하면서 골이 필요한 토트넘은 바로 데이비스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며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다.

 

# 유벤투스의 10분 토트넘의 80분

 

경기 시작 후 양 팀은 팽팽한 경기 양상을 보이며 중앙에서 힘 싸움을 펼쳤다, 그러다 전반 2분에 나온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과인이 득점을 했고 전반 8분에는 페널티박스에서 반칙을 범하며 페널트킥까지 내준 토트넘은 10분만에 이과인에게 2골을 내주며 순식간에 점수차가 벌어지게 되었다. 이때까지 양팀의 점유율은 유벤투스-55% 토트넘-45%로 유벤투스가 약간 우세했다. 그러나 전반 10분이 지나자 골이 필요한 토트넘은 왼쪽 풀백인 데이비스를 이른 시간에 많은 오버래핑에 참여하게 했고 유벤투스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10분 이후 토트넘은 높은 위치부터 압박을 가했고 짧은 패스로 점유율을 점차 가져오기 시작했다. 10분 이후 경기종료가 되었을때 양 팀의 점유율은 유벤투스 31% 토트넘 69% 였고 패스 횟수는 약 2배 차이가 날 정도로 토트넘이 압도한 경기였다.

 

탄탄한 수비축구로 유명한 카테나치오의 본고장 이탈리아에 명가 유벤투스도 80분이라는 긴시간동안 밀어부치는 토트넘의 공격을 버티진 못했다. 전반 34분에 압박에 성공한 알리가 볼의 소유권을 빼앗은 후 침투해가는 케인에게 연결해줬고 뛰어나오는 부폰을 간단히 재치며 득점에 성공하면서 전반전을 2-1로 마무리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유벤투스는 그래도 1골차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매우 수비적인 운영을 펼쳤기 때문에 토트넘은 더욱더 높은 점유를 가져가면서 유벤투스를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토트넘은 여러형태의 공격전술을 보여주었는데 이에 따른 유벤투스의 수비도 만만치 않았지만, 결국 후반 71분 알리가 얻어낸 프리킥찬스를 에릭센이 골을 기록하며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위 그림은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이 보여준 공격전술에 변화이다. 먼저 첫번째 그림은 라멜라가 넓게 퍼진 상황에서 데이비스는 오버래핑이 아닌 언더래핑의 움직임을 많이 가져가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높은 위치까지 올라 간다기보다 중앙에서의 힘싸움에 도움을 주기 위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었다. 또한 반대편의 오리에는 이날 경기시작부터 높은위치에서 부터 마치 윙어 같은 움직임을 가져갔는데 그 뒷공간에 대한 공백은 다이어가 경기내내 풀백처럼 내려와 자리를 지켜주었다.

 

두번째 그림은 라멜라가 중앙으로 파고들어 갔을 경우 데이비스가 높은 위치까지 오버래핑을 했는데 이러한 전술의 변화는 위에서 언급했듯 2실점을 하고 난 전반 10분 이후부터 볼수 있었다. 이때 토트넘의 수비진은 베르통헌-산체스-다이어가 쓰리백 처럼 뒤에서 받쳐주는 형태였고 전체적으로 경기장을 넓게 쓰면서 점유율을 가져가기 위한 의도를 확인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그림은 토트넘이 자주 활용하는 아이솔레이션 전술을 쓰기 위한 작업이었는데, 이러한 형태는 후반전에서 부터 볼 수 있었다. 라멜라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자리를 이동하여 토트넘은 의도적으로 유벤투스 수비를 오른쪽으로 밀집 시키기 위해 유도를 했고 왼쪽에 데이비스가 넓은 공간에서 패스를 기다리는 움직임이 많았다.

 

유벤투스는 토트넘이 계속적으로 전방압박을 활용해 볼을 점유하자 자연스럽게 원톱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내려와 수비에 집중 할 수 밖에 없었고, 후반전 에릭센의 동점골 이후 홈에서 승리하기 위해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려 했지만 이미 기세가 오른 토트넘의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압박을 가하면서 유벤투스의 공격을 잘 통제 해주었다.

 

#마치며..

 

유벤투스는 이른시간에 2골을 먼저 얻으면서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토트넘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했다. 물론 토트넘이 전체적으로 라인을 올려 압도하려는 움직임이 강했지만, 너무 빨리 수비적으로 내려 앉아버리는 선택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전반 중반으로 넘어가며 코스타 마저 계속적으로 수비에 집중했는데, 유벤투스가 공격으로 전환할 과정에서 역습을 가져간다고 해도 이과인만 전방에 홀로 있으니, 자연스럽게 다시 토트넘에게 소유권이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홈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유벤투스는 이제 토트넘 원정에서 펼쳐지는 2차전에서는 알레그리 감독이 어떠한 전술적 준비를 하고 나올지 최근 빡빡한 일정속에서도 좋은 분위기를 가져가고 있는 토트넘을 상대로 8강에 진출할 수 있을지 흥미로운 경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