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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챔피언스 리그

[첼시-바르셀로나 전술분석] 단 한번에 실수로 승리를 놓친 첼시

첼시와 바르셀로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이 지난 2월 21일 수요일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 45분 첼시의 홈구장 스템포드 브리지에서 많은 축구팬들에 기대속에 펼쳐졌다. 이미 16강 대진이 발표된 후 부터 최고의 빅매치중 하나로 꼽혔던 이 경기는 최고의 활약을 펼친 윌리안의 골과 첼시를 상대로 730분 9경기에 만에 터진 메시의 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첼시와 바르셀로나 모두 챔피언스 리그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지만, 이 경기가 시작 되기전 양 팀의 분위기는 많이 달랐다. 먼저 원정팀 바르셀로나의 경우 리그에서 단 한번의 패배 없이 1위 자리를 지키며 순항하고 있던 반면 홈팀 첼시는 경쟁팀들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상대적으로 약팀인 본머스에게 3-0 패배, 왓포드에게 4-1 패배를 당하면서 안토니오 콩테 감독에 대한 경질설까지 나오는 상황이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무승부를 거둔 첼시는 많이 아쉬울 수 있다. 윌리안이 골대를 2번이나 강타했고, 75분 크리스텐센의 수비진영에서 한 번에 패스미스로 인해 이니에스타가 연결한 패스를 메시가 득점으로 연결하며 캄푸누에서 치뤄질 16강 2차전에 대해 부담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콘테 감독은 경기종료 후 인터뷰에서 크리스텐센에 실수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고작 21살인 선수에 활약을 극찬해주었다.

 

첼시 (3-4-3) 바르셀로나 (4-4-2)

 

홈팀 첼시는 3-4-3 포메이션을 가장한 5-4-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했고, 바카요코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중원은 파브레가스와 캉테가 위치했다. 오히려 첼시 홈팬들은 바카요코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는 콘테 감독의 발언을 듣고 좋아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무래도 첼시팬들은 바카요코가 부진의 원인이라고 생각을 하는것으로 보인다.  또한 콘테감독은 이번시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던 아자르 펄스나인 카드를 다시금 꺼내들었고 측면에 페드로와 윌리안이 위치했다.

 

원정팀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 할 수 없는 쿠티뉴를 제외한 별다른 변화 없이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베스트 라인업이 출전했다.

 

# 이탈리아 명장 콘테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막는 방법

 

경기 시작전 이미 콘테 감독은 바르셀로나보다 한 수 아래인 자세로 시합에 임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이 말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것은 콘테 감독의 첼시가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것이라는 걸 암시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바르셀로나는 70%의 점유율을 가져갔고 패스 횟수에서도 무려 886 대 325 으로 거의 3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특히 이 날 바르셀로나의 패스 횟수는 축구 통계 사이트인 OPTA에서 역대 기록한 최대 패스횟수 이기도 하다.

 

첼시의 수비형태

 

먼저 첼시의 수비는 높은 지점에서의 압박(프레싱 알토) 중간 지점에서의 압박(프레싱 미디오) 낮은 지점에서의 압박(프레싱 바쏘)으로 구분이 된다. 먼저 바르셀로나는 팀 특성상 골키퍼에서 부터 짧은 패스를 활용한 후방 빌드업을 통해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공격을 진행한다. 그렇다면 먼저 바르셀로나는 후방에서 주로 어떻게 빌드업을 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빌드업 형태

 

관련글 : 2017/12/22 - [빌드업] 라볼피아나 전술 ( La Salida Lavolpiana )

 

1. 넓게 펼쳐진 센터백에게 짧은 패스 연결을 통한 빌드업

2. 넓게 펼쳐진 센터백 사이로 들어오는 중앙 미드필더에게 짧은 패스 연결을 통한 빌드업

3. 1,2번 상황에서 상대의 전방압박이 들어올 경우 높은 위치까지 전진한 풀백에게 롱패스 연결

 

여기서 위에 첫번째 첼시의 수비 형태는 1,2번 빌드업 형태 즉, 중앙으로 통한 빌드업을 완전히 차단하고 의도적으로 바르셀로나가 3번 빌드업 형태로 진행하도록 유도해 슈테겐 골키퍼가 측면을 향해 롱패스를 시도했을때 알론소의 빠른 압박을 통해 바르셀로나의 공격 전개를 방해하는 상황이다. 또한 로베르토에게 연결된 롱패스를 받으러가는 라키티치, 파울리뉴 등을 뤼디거와 캉테가 동시에 맨마킹을 해주면서 그 다음 상황까지 준비한 콘테 감독이다.

 

중간 지점에서의 첼시의 압박은 첫번째 그림과 그 의도는 같다. 먼저 전방에 아자르,페드로,윌리안 그리고 미드필더에 캉테와 파브레가스가 바르셀로나의 중앙 미드필더인 부스케츠와 라키티치를 가두면서 중앙으로 오는 패스길을 차단했고 센터백인 피케가 볼을 소유하고 있을때 측면으로 밖에 볼을 보낼수 없도록 유도 후 로베르토에게 패스가 연결될때 첫번째 그림과 같이 알론소가 즉각적으로 압박을 가져가는 형태이다.

 

세번째 그림의 경우 첼시가 완전히 내려 앉은 상황에서 5-4-1 포메이션을 유지했는데, 메시에게도 특정한 선수가 맨마킹을 하지 않고 낮은 지점에서 수비를 할 때는 지역방어 위주에 수비형태를 보여주었다.

 

이후 중앙을 활용한 공격전개가 전혀 되지 않자 바르셀로나는 이니에스타와 메시가 중앙으로 이동하며 공격의 활로를 열기 위해 노력했지만 첼시의 단단한 수비는 좀처럼 무너지지 않았고 75분 크리스텐센의 실수로 인한 실점을 제외하고는 바르셀로나를 무기력하게 만든 첼시였다.

 

# 첼시의 흥미로웠던 공격전술

 

위에서 이야기했듯 이 날 바르셀로나가 압도적인 패스횟수 그리고 점유율을 가져가며 전체적으로 경기를 지배했지만, 오히려 슈팅 숫자는 첼시가 11회 바르셀로나가 7회를 기록했고, 오픈 플레이 상황도 첼시가 6회 바르셀로나가 6회로 동률을 이뤘다. 특히 첼시의 쓰리톱은 공격상황에서 유기적인 스위칭 움직임을 통해 바르셀로나 수비진을 괴롭혔고 이 날 득점을 기록한 윌리안의 활약은 특히나 대단했다.

 

첼시의 공격형태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친 첼시의 공격형태는 위 그림과 같이 두가지 모습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2번째 그림의 경우 매우 흥미로운 전술이었다. 필자의 경우 경기를 보며 처음에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계속 보니 이건 콘테감독이 분명히 노린 부분이라고 생각되어서 이렇게 그림으로 나타냈다.

 

아무래도 수비적인 전술을 펼친 첼시는 공격전술을 준비했을때 분명 역습상황에서의 전술을 많이 준비를 했을 것이다. 먼저 첫번째 그림은 첼시가 완전히 내려앉은 수비상황에서 나온 역습전개 과정이다. 전방에 위치한 아자르가 순간적으로 공을 받으러 내려오면서 양쪽 측면 공격수 페드로와 윌리안이 빠르게 공간으로 벌려서 들어가면 볼 키핑 능력이 좋은 아자르가 빠르게 공간으로 패스를 넣어주는 공격전술 장면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 다음 흥미로웠던 두번째 공격전술의 경우 바르셀로나의 코너킥 상황이나 공격상황에서 골키퍼 쿠르트와가 볼을 안전하게 잡았을때 측면에 모제스 또는 알론소에게 재빨리 손으로 전달해주면서 동시에 전방에 아자르,페드로,윌리안이 빠르게 뛰쳐나간다. 그후 볼을 전달받은 알론소나 모제스가 미처 정비가 되지 않은 바르셀로나 수비진의 뒷 공간으로 빠르게 롱패스를 연결해주는 공격전술 방법이었다. 이러한 공격장면은 콘테 감독이 경기 전 선수들에게 지시한 부분이라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 첼시의 활동량 그리고 최전방 쓰리톱 페드로-아자르-윌리안의 수비참여

 

 

첼시가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잘 막을 수 있었던 이유중 가장 큰 비중을 차치했던 페드로-아자르-윌리안의 히트맵을 보면 공격진영보다 오히려 자기진영에서 머무른 시간이 더 많은것 처럼 보인다. 물론 바르셀로나가 점유율을 가져가며 자연스레 내려온 부분도 있지만 경기내내 몸을 던지며 수비에 헌신한 최전방에 쓰리톱 이었다. 또한 이 세명의 공격수의 수비역할은 공격 상황에서도 빛을 보았는데 페드로-아자르-윌리안 쓰리톱은 공격 시에도 최대한 좁은 간격을 유지하려 했고 볼 소유권을 잃었을때 간격이 좁은 세명의 공격수가 즉각적으로 압박을 가하려는 모습도 많았다.

 

# 1명이 더 뛴 첼시 그리고 메시의 부진

 

이 날 점유율을 내준 첼시의 뛴거리는 114.7km 바르셀로나는 106.3km로 수치상으로 보았을때 거의 한명이 더 뛴 정도의 차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바르셀로나는 기본적으로 중원에서 숫자싸움에 밀렸고 메시의 부진도 바르셀로나로썬 아쉬웠다. 메시는 이날 골을 기록하긴 했지만 골을 기록했을때 슈팅 한개가 전부였고, 이 날 뛴 선수중 볼의 소유권을 상실한 횟수는 7회로 가장 많았다.

 

메시를 막으려 하는 크리스텐센

 

# 마치며..

 

첼시는 3월 15일 바르셀로나의 홈 구장 그리고 원정팀들에겐 지옥인 캄푸누에서 16강 2차전을 갖게 된다. 첼시로서는 크리스텐센의 실수로 아쉽게 무승부를 가져가며 원정에 대한 부담감을 앉고 2차전을 치르게 됬지만 그래도 콘테 감독이 어떠한 준비를 또 하고 나올지 기대가 된다.